낮은자 2015-01-07 22:22 조회 수 7436 댓글 수 0

세상에서 방황할 때 찬양의 힘으로 숱한 어려움 이겼지요

복음성가 가수 1세대 전용대 목사

입력 2014-09-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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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방황할 때  찬양의 힘으로  숱한 어려움 이겼지요 기사의 사진
간증집 ‘버팀목’을 출간한 전용대 목사는 “나는 스펙도, 가장 소중하다는 건강도, 물질도 없다. 내가 자신감에 차 있는 것은 주님의 나라를 믿기 때문”이라며 “진정한 버팀목이 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면 두려울 게 없다”고 말한다. 마음지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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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방황할 때 나 주님을 몰랐네/ 내 맘대로 고집하며 온갖 죄를 저질렀네/ 예수여 이 죄인도 용서받을 수 있나요/ 벌레만도 못한 내가 용서받을 수 있나요….”(복음성가 ‘주여 이 죄인이’ 중에서)

“내가 처음 주를 만났을 때 외롭고도 쓸쓸한 모습/ 말없이 홀로 걸어가신 길은 영광을 다 버린 나그네/ 정녕 그분이 내 형제 구원했나 나의 영혼도 구원하려나….”(복음성가 ‘주를 처음 만난 날’ 중에서)

1980년대에 불린 이들 찬양은 성도 개개인의 신앙고백이나 다름없었다. 어린 학생들도 두 손 높이 들고 찬양 부르며 은혜를 받았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그 시절에는 찬양만 불러도 눈물이 났다. 찬양 하나에도 간절함이 있던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을까.

올해로 찬양사역 35주년을 맞이한 전용대(55·아워드림선교회 대표) 목사를 11일 만나 찬양에 담긴 은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의 복음성가 가수 1세대인 전 목사는 이들 찬양을 처음 부른 주인공이다.

“자살하려고 방황하던 한 형제가 교회에서 흘러나오는 제 찬양을 듣고 성전에 들어와 다량의 수면제를 꺼내놓고 주님을 영접한 적이 있습니다. 또 조폭 아들이 변화를 받고 결혼한다며 축가를 부탁하기도 했어요. 축가로 어떤 노래를 불렀는지 아세요?(웃음) ‘세상에서 방황할 때 나 주님을 몰랐네∼’였다니까요. 찬양에는 회개와 감사가 있습니다. 보혈의 능력이 찬양 안에 담겨 있습니다.”

전 목사 역시 찬양의 힘으로 숱한 어려움을 견뎠다. 태어날 때부터 왼쪽 다리가 불편했던 그는 노래하는 것을 참 좋아했다. 신인가수 선발대회에서 1등을 할 정도였는데, 언제나 불편한 다리가 걸림돌이었다. 겨우 오를 수 있는 무대가 야간 업소. 세상살이에 지친 이들은 자신보다 못한 청년이 불러주는 구수한 노래에 위안을 받았다. 밤무대에서만큼 그는 인기 가수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제 다리가 그렇게 심각한 줄 몰랐습니다. 다리를 조금 절긴 했지만 목발을 짚을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어렸을 때 동네 병원에서 나중에 수술하면 괜찮다고 했기 때문에 돈 모아 수술할 날만을 꼽고 있었는데….”

노래를 마치고 새벽에 귀가한 그는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고, 결국 병원에서 정상적으로 걷기 힘들 거라는 소리를 들었다. 소아마비 판정. 두 개의 목발이 그에게 주어졌다. 그때가 열아홉 살. 트로트 가수를 꿈꾸며 열심히 노래 부르던 그는 그렇게 세상에 내동댕이쳐졌다.

“‘절름발이가 재수 없게’란 소리를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분명 내 돈 내고 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 문 열고 나가는 등 뒤로 그런 말을 많이 하더라고요. 소금 뿌리는 식당 주인도 있었고요. 제 노래를 그렇게 좋아하던 이들이 목발 짚은 저를 무대에서 잡아 끌어내릴 정도였으니까요. 이렇게 살아 뭣하나 싶어 다량의 수면제를 한 입에 털어 넣은 적도 몇 번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기적같이 살아나더라고요. 그러던 어느 날 지인이 그러시데요. 오산리기도원에 가서 최자실 목사님에게 안수기도 받으면 병이 나을 거라고요. 그 말 듣자마자 무작정 기도원에 가서 목사님을 찾았지요.”

고(故) 최자실 목사를 만난 청년 전용대는 치유함을 입었다. 노래를 잘하니 찬양사역자가 되어 보라는 최 목사의 조언에 신학을 공부했고, 그때부터 10년간 매주 금요일 오산리기도원에서 찬양을 불렀다. 비록 불편한 다리는 그대로지만, 그는 상처투성이의 마음을 치료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찬양을 부르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엔 이런 이야기를 담아 간증집 ‘버팀목’(마음지기·사진)도 출간했다.

“복음성가란 단어가 생소하던 시절, 기타 치면서 찬양을 부르다 쫓겨난 적도 있어요. 양복을 입지 않고 찬양을 부른다고 삿대질도 당했지요. 그럼에도 당시 교회에는 사람들이 그런 문화라도 즐기고 싶어 찾아왔어요. 기독교 문화가 세상의 문화를 오히려 이끌었는데, 지금은 그 반대인 것 같아 너무 안타까워요. 보고 즐길 것은 풍성해졌는데, 무엇이 문제일까요?”

진실함, 영혼에서 우러나오는 간절함이 없다는 거다. 수백만원씩 들여서라도 세상의 연예인을 불러 간증집회를 하는 요즘 교회들, 돈에 움직여 교회를 찾는 스타들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전 목사는 “찬양으로 단련된 진정한 크리스천 스타들이라야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줄 수 있다”며 교회들의 협력을 바랐다. 또 후배 사역자들에겐 “한 영혼을 위해서라도 찬양을 불러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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